“긍정의 힘으로 개척한 삶에서 동지애 느낄 것”
“지금까지 녹록하지 않았던 나의 삶을 긍정의 길로 바꾸어 가는 과정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을 기록해 나갔다.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모습은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좀 더 자신감 넘치게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많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 또한 감사할 따름이다.”
김천시 남산공원 돌계단 앞터에서 아들과 함께 ‘봇또랑 추어탕’이라는 식당을 십수 년째 경영하고 있는 이경자 씨. 그녀의 식당은 그 맛으로, 또 그 인심으로 잘 알려진 집이다. 아니, 그보다도 그녀의 친절하고 다정한 인간성으로 더 많이 알려진 식당이다.
‘이경자 사장’이 산문집 《내 인생 내 어깨에 짊어지고》(도서출판 소락원)를 펴냈다.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 그녀는 어렵고 고단한 현실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경주 변두리 가난한 농가의 막내로 태어나 제도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흙수저를 원망하는 타령 따위는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는다.
발문(跋文)을 쓴 박인기 경인교대 명예교수(수필가)는 “이 책 어떤 부분에도 ‘힘 빠진 이경자’를 볼 수 없다”며 “그녀의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것은 놀라울 정도의 부지런함과 물러서지 않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녀는 잠시를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이것이 그녀를 고단한 삶 속에서도 그 어떤 낙관과 긍정의 사다리로 끌어 올리는 힘이다.
그녀는 또 기억하고 기록하는 데에도 남다른 부지런함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을 낸 원동력이 바로 그것이다. 세련된 문장을 탐하지 않고, 경험의 기록을 부지런히 메모하고 정리하는 정신이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나 동시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게 된 것이다. 그녀가 풀어 놓은 21편의 서사에서 함께 울고 웃기를 권한다.
☞이경자=1960년 경북 경주시 신평동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큰비로 내를 건너지 못하면 오빠를 졸라 등에 업혀 학교에 갔다. 엄마도 책보를 메고 같이 다녔다. ‘봇또랑 추어탕’이라는 음식점을 23년째 운영하면서 휴일 없이 문을 열고 있다. 손님들에게 음식뿐 아니라 건강과 기운을 드린다는 생각에 기쁨이 크다. ‘기억의 부활 존재의 증명’이란 체험 서사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글 쓰는 재미를 알게 됐다. 글 쓰기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이웃을 더욱 사랑하며 살고 있다.